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마음이 참 묵직했습니다. 영화관에서 스크린에 떨어지는 박찬욱 감독의 이야기들을 수없이 봐온 사람으로서, 그 이야기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해하곤 했거든요. 그리고 드디어, 그 비결이 담긴 각본집이 손에 닿을 거라는 생각에 설렘과 함께 약간의 걱정도 밀려왔습니다. 혹시 실제 영화와는 달라질까, 혹은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라서 새로울 게 없을까 하는 마음 말입니다.

거장의 손으로 쓰인 9편의 각본

박찬욱 감독의 각본집 '박찬욱 각본 컬렉션'이 다음 달 10일 출간됩니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그 감독의 작품 세계가, 이제 책 속에서 펼쳐질 예정입니다.

이번 컬렉션에는 총 9편의 각본이 담겨 있습니다.

  •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
  • '복수는 나의 것'(2002년)
  • '올드보이'(2003년)
  • '친절한 금자씨'(2005년)
  •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년)
  • '박쥐'(2009년)
  • '아가씨'(2016년)
  • '헤어질 결심'(2022년)
  • '어쩔수가없다'(2025년)

이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의 각본 발간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수십 년간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 작품들의 원본 각본을 이제야 만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팬이라면 궁금할 수밖에 없는 것들

우리가 영화를 다시 봐도 놓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감독이 페이지마다 얼마나 치밀하게 장면을 설계했는지, 배우의 대사가 어떤 의도로 다듬어졌는지, 화면에는 보이지 않는 배경이나 인물의 내면이 얼마나 깊었는지 말입니다.

각본을 읽는 경험은 영화를 보는 것과 완전히 다릅니다. 스크린으로는 전해질 수 없는 디렉션, 감독의 시각 지시, 장면 간의 의도적인 흐름들이 문장으로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박찬욱 감독처럼 색채와 구성, 시간의 조작으로 유명한 감독이라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이제 손에 닿을 수 있는 방법

을유문화사가 이 각본집을 22~30일 플랫폼 와디즈에서 크라우드펀딩으로 선보입니다. 참여하려면 해당 기간 와디즈 플랫폼을 확인하면 됩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들, 예를 들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 아닐까'라는 생각 말입니다. 하지만 각본은 영화의 완성된 형태가 아닙니다. 그것은 창작의 출발점이자 감독의 가장 솔직한 언어입니다. 화면에서 볼 수 없는 삭제된 장면들, 다시 쓰인 대사들, 감독만의 지문(stage direction)들이 그대로 담겨 있을 테니까요.

결론

박찬욱 감독의 각본집은 단순한 책이 아닙니다. 그것은 거장의 사고 과정이자, 영화라는 매체를 대하는 태도가 고스란히 담긴 기록입니다. 작품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고, 창작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

다음 단계:
- 와디즈 공식 사이트에서 22일부터 크라우드펀딩 공지를 확인해두세요.
- 관심 있는 작품의 제목을 먼저 메모해두고 각본을 읽을 때 영화를 다시 보며 비교해보세요.
- 7월 10일 정식 출간 이후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