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남산에서 만난 기적 같은 순간들. 지금도 그 따뜻함이 가슴에 남아있다.
처음 이 소식을 마주했을 때
2026 남산 서머 페스티벌의 '펀앤워크' 소식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정말 누구나 할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총 6km, 약 2시간의 여정.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도,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도, 누구나 도전할 만큼 마음 편한 거리였다.
뉴스에 따르면 약 1,000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접수는 단 5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 숫자만으로도 남산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심장을 끌어당기는 장소인지 알 수 있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품는 공통의 걱정
누군가는 이렇게 물어볼 것이다. '정말 끝까지 걸을 수 있을까?' '아이가 지쳐하면 어쩌지?' '혼자가 아니어서 좋겠지만, 완주할 수 있을까?'
그 걱정, 충분히 이해한다. 평소 6km를 걷지 않는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거리다. 게다가 남산은 오르막길이 있다. 지칠 수 있다는 공통의 염려가 있을 법하다.
그 걱정 속에서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지점
하지만 이번 행사가 보여준 건, 그런 걱정이 무의미해질 만큼 강력한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남산 백범광장에서 출발한 참가자들은 이시영 선생 동상을 지나고, 남산도서관과 한양도성유적전시관을 걸으며 서울의 역사를 만났다. 울창한 나무 터널이 만들어주는 시원한 그늘 아래를 걷다 보면,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잊게 된다. 남측순환로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파노라마 뷰는 온몸으로 서울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북측순환로에서 펼쳐진 구간별 펀 프로그램들이었다. 길거리 퀴즈로 남산의 역사를 배우고, 감성적인 버스킹 공연을 듣고, 얼음 구간과 워터포그로 몸을 식히고, 마지막 팔각광장 포토존까지 발걸음 옮길 때마다 새로운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단순한 산책길이 아니라, 길 위의 모든 공간이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건, 이것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의 말이 담긴다. "평소라면 엄두도 못 냈을 6km인데, 아이 손을 잡고 남편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걸으니 순식간이었다." 내가 걱정하던 그 무언가, 바로 함께한다는 것이었다. 소중한 사람들과 발걸음을 맞추는 순간, 6km는 더 이상 거리가 아니었다. 마지막 가파른 언덕길도 서로 밀고 끌며 올라갔다. 완주 메달을 목에 건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성취감이 가득했다.
결론
이번 2026 남산 서머 페스티벌 '펀앤워크'가 남긴 가장 큰 가치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었다. 혼자가 아니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서울의 심장인 남산을 온전히 누리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더 깊이 연결되는 경험이었다.
혹시 아직도 '나는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있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걸어보자
- 거리가 아닌 과정에 집중해 보자
- 도중의 작은 즐거움들을 찾아보자
내년 남산 걷기 페스티벌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웃으며 완주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곳에 당신도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