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을 봤을 때 마음이 불편했다면, 혼자가 아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우보이 모자를 쓴 기병대 앞에 선 모습, 그리고 김정은이 백마를 탄 사진을 보면서 우리 안에서 뭔가 떨린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이미지가 현실을 압도하는 시대에 대한 불안일 것이다.
반복되는 이미지, 그것의 이름
트럼프는 건국 250주년을 앞둔 2026년 7월 1일, 노스다코타주에서 1898년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조직한 의용 기병연대 '러프 라이더스'를 재현했다. 루스벨트를 "진정한 사나이(great he-man)"로 칭송하며 과거의 위대한 지도자를 현재의 자신과 같은 반열에 올려 놓으려는 시도였다.
김정은도 정확히 같은 방식을 쓰고 있다. 2012년 1월 8일 첫 기록영화에 백마를 탄 모습이 등장했고, 같은 해 11월 노동신문 1면에 기마부대 훈련장 사진이 실렸다. 백마는 북한에서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교리에 가깝다. 할아버지 김일성이 만주에서 백마를 탔다는 역사와 아버지 김정일의 1963년 4월 승마 사진을 이어받는다는 메시지다. 2023년 열병식에서는 딸 김주애까지 백마를 타게 했다.
역사학자 대니얼 부어스틴은 이를 '의사사건(pseudo-event)'이라 불렀다. 실제 역사가 아니라 대중매체에 보도되기 위해 만들어진 사건이며, 더 극적으로 연출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는 뜻이다. 말은 오랫동안 왕과 정복자의 상징이었고, 기마 초상은 군주의 권력과 위엄을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양식이다.
우리 마음의 불안, 그것은 정당하다
이 이미지들을 보면서 느끼는 불안감이 정확히 무엇일까. 그것은 이미지가 진실을 대체하는 것 같은 두려움이다.
실제 사건은 중요하지 않고, 보도되고 반복되는 것만이 '사실'이 되는 시대다. 김정은이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루스벨트처럼 위대한 지도자인지는 부차적이다. 백마 위의 모습이 신문과 방송에 계속 나타나면, 그것이 우리 마음에 각인된다.
비슷한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정치인들의 이런 전략을 보면서 '우리 사회는 정말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 말이다.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다행히 우리는 무력하지 않다. 대니얼 부어스틴이 의사사건 개념을 만든 것처럼, 우리도 이것을 분석하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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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반복되는 이미지에 의문을 품자. 왜 이것이 자꾸 우리 눈앞에 나타날까. 누가 무엇의 목적으로 보여주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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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뒤에 숨겨진 것을 찾자. 화려한 백마와 기병대 뒤에 정책이 있는가. 삶의 실질적 변화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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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소셜 미디어의 한 장의 사진, 뉴스 헤드라인도 같은 방식으로 읽어내자. 누군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그것을 읽어낼 수 있는 눈이 우리를 지킨다.
결론
백마와 기병대가 보여주는 것은, 현대 정치에서 이미지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읽을 수 있다. 의심하고, 질문하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연출된 현실 속에서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가장 단단한 지점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이미 반은 준비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