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헬기 중심 시스템에서 다층화로의 전환
현재 국내 산불 대응은 항공 진화에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발생한 산불 459건 중 약 75%가 헬기로 초기 진화되었다. 이는 산불의 골든타임이 신고 후 30분 내 현장 도착과 동시에 시작된다는 점을 반영한다. 산림청 소속 13개 산림항공본부는 총 50대 헬기를 운영 중이다. 이 중 국내 최대 규모인 S-64 기종 7대는 한 번에 물 8000L를 담아 불을 끄는 것 외에 산불의 기세를 낮춰 확산을 막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S-64는 2002년 실전 배치된 이후 2019년 강원 고성 산불, 2022년 경북 울진-삼척 산불, 2025년 영남권 산불 등 대형 산불 현장에서 주불 진화를 담당해왔다.
추가로 CH-47D 시누크 1대, 담수량 1000∼4999L 중형 헬기 32대, 소형 10대와 함께 지자체 헬기 86대, 임차 5대, 군 143대까지 투입 가능한 체계를 갖추었다.
원인: 지형적 제약과 야간 대응의 한계
한국은 산지가 많고 산의 경사가 급한 특성상 지상 진화가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 대다수다. 이 때문에 항공 진화에 투자해왔다. 정성철 산림과학원 박사는 "헬기는 짧은 시간에 많은 물을 뿌릴 수 있어 산불 확산 속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야간 대응에는 근본적 제약이 있다. 안전과 기상 문제로 야간 헬기 운항이 제한되는 가운데, 산불은 밤 동안 잠복연소로 위험이 가중된다. 이는 전력의 보완이 필요한 지점이다.
전망: 드론과 고정익의 역할 분산
산림청은 드론과 고정익 항공기를 통해 공중 진화 전력을 다층화하는 방향으로 대응을 넓히고 있다. 야간 진화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헬기 시스템의 맹점을 보완하는 전략으로, 드론은 접근성과 운용 유연성을, 고정익은 광범위한 대응력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대형 산불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한다. 산림 항공 진화 효과 분석에서 항공 물 투하가 지상 진화와 연계될 때 최대 효과를 내는 만큼, 시간대별·지역별로 최적의 항공 자산을 배치하는 정교한 운영 체계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
산불 대응의 공중 전력은 더 이상 단일 시스템이 아니다. 헬기 중심에서 야간 드론, 고정익 항공기 등으로 역할을 분산하는 것은 기후변화 시대 산불 위협 증가에 적응하는 정책적 선택이다. 각 기술의 강점을 결합하는 다층 체계는 초기 30분 골든타임뿐 아니라 야간 잠복연소 차단까지 대응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지형적 제약을 극복하는 현실적 해법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