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창비 창간 60주년을 기념해 등단 10년 이하 젊은 시인 23명의 작품을 모은 시선집 '햇생강이 나오면'이 최근 출간되었다는 뉴스였기 때문입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 세대의 불안과 고민, 그리고 일상이 누군가에게 읽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 겁니다.
혼자가 아니었다는 깨달음
요즘 우리는 많이 불안합니다. 전쟁 뉴스에 마음이 아프고, 지하철에서 지쳐 있고, 무엇이든 실수할까봐 조심스럽습니다. 그런데 이 시선집의 작품들을 읽다 보면, 우리의 불안과 고민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대다수 1990~2000년대생 시인들이 같은 마음으로, 다른 언어로 그것을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세상을 그려낸 시인들
송종원 평론가와 박준, 안희연, 황인찬 시인이 함께 선정한 이 작품들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일, 몸, 시간, 관계라는 주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김진선의 '로켓과 깃털'은 전쟁 유가로 알뜰주유소에 몰린 차들을 보며 먼 나라의 고통과 우리를 연결합니다. 김보나의 '김근종'은 몸에 생긴 근종을 두고 "어이, 근종/나다 김보나"라며 엉뚱한 유머를 펼칩니다. 지하철 출근길의 K-직장인 애환을 재치 있게 그려내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섬세함이 주는 위로
강우근의 '개미 한마리를 실수로 밟을 뻔한 날'에서 만나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저는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실수로 개미 한마리도 밟지 않을 수 있고/누구에게도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는//그런 푹신한 행복 속에서 저는 여러 번 죽습니다
얼마나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인가요. 이런 작품들이 우리 앞에 있다는 것이,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우리 목소리의 기록
송종원 평론가는 기획의 말에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감각적이고 도발적인 시어들을 펼쳐 보이는 일이 한국 문학의 찬란한 역사를 기념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기록되고 담길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곧 계속 살아갈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 이 시선집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결론
불안한 이 시대, 누군가의 시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창비가 주목했다는 젊은 시인들의 작품이 바로 그것입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
- '햇생강이 나오면' 구매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
- 마음에 닿은 시인의 개별 시집 찾아보기
- 우리의 마음을 글로 표현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