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3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공개되면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의 성범죄가 광범위하게 폭로됐다. 이후 3년여가 지난 현재, 대전지검 특별수사팀이 직접 수사한 결과는 확정 판결로 마무리됐다. 정명석은 준강간 등 혐의로 징역 17년, 이인자 김지선은 징역 7년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대전지검 검사들이 제기한 질문이 현재의 수사 체계에 대한 중요한 시각을 던진다. 과연 직접 수사 없이 기소가 가능했을까라는 물음이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이유
성범죄 사건의 특성상 대부분 피해자와 피의자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직접증거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다른 범죄와 근본적으로 다른 특징이다.
이 때문에 검찰의 직접 수사가 중요하다. 당시 대전지검의 강화연 부부장검사는 "표정과 어조, 행동, 감정 등을 살펴야 하는데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다"며 대면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규록 검사는 "기소 여부를 판단하려면 굉장히 어렵고 면밀한 작업이 필요하다"며 피해자 진술 신빙성 판단의 복잡성을 설명했다.
보완수사 요구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청만으로는 사건 실체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검찰의 평가다. 특히 폐쇄적 집단인 JMS의 경우, 빠른 수사가 없었다면 증거 인멸이나 조직적 은폐 가능성이 높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재판 과정에서 JMS는 체계적으로 대응했다. JMS 내부에서 만든 수사 대비 문건에는 '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직접증거'라는 내용을 담았고, 피해자들의 진술 신빙성을 공격하는 전략을 준비했다. 또한 JMS는 조직 내 '참고인단'을 꾸려 신도들의 진술 연습을 진행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가 만든 결과
대전지검 특별수사팀은 신속한 대응으로 결과를 냈다. 압수수색 한 달 만에 신병을 확보했고, 50일 만에 성범죄를 도운 간부 6명과 증거인멸을 주도한 간부 2명을 기소했다. 강화연 검사는 "수사란 생물과 같아서 시시각각 움직인다"며 증거를 발견하거나 진술을 확보했을 때 다음 단계를 곧바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폐쇄적 집단이라 수사가 지체됐다면 증거 인멸이나 도주 가능성도 있었다"며 "직접 수사로 속도를 냈기에 수사에 착수한 지 한 달여 만에 기소하고 재판에서 유죄 판결까지 받아냈다"고 했다.
전망과 시사점
다만 검찰은 이것이 경찰 수사 역량 부족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초동 수사에서 빠르게 사건을 파악하는 데 특화돼 있고, 검찰은 공판에서 필요한 증거를 정리하고 신빙성을 판단하는 데 역할이 있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성범죄 사건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특히 피해자를 직접 만나 진술을 파악하는 권한이 실질적인 기소와 유죄 판결을 좌우하는 요소임이 드러났다. 이는 단순히 법정 기술의 문제를 넘어, 피해자 보호와 정의 실현이라는 근본적 가치와 연결된다.
결론
JMS 사건은 검찰의 직접 수사가 없었다면 공범들 기소 자체가 불가능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성범죄 사건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대면 조사와 직접적 소통이 필수적이다. 이는 수사 절차 설계 시 검찰의 독자적 조사 권한을 충분히 보장해야 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