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지킬 것이냐, 혁신할 것이냐."

유산을 다루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껴봤을 그 딜레마. 저도 이 질문 앞에서 자주 가슴이 철렁했는데, 최근 서울에서 들은 이야기가 마음을 놨어요. 그건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가 아니라, "청년이 그 대답을 함께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13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2026 세계유산 청년 전문가 포럼은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공식 사전행사예요. 30개국에서 선발된 23~32세 청년 전문가 32명이 모였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생각했어요. "아, 이 사람들이 일궈낼 미래가 정말 다를 수 있겠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주인공은 청년이다

이탈리아의 안젤라 푸피니 씨(31)는 관광 서비스 디자인에서 출발해 세계유산과 지역 개발을 잇는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전문가입니다. 그의 말이 자꾸만 떠올라요.

"전통을 지킬 것이냐, 혁신할 것이냐...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어렵습니다. 그래서 청년 전문가들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그들이야말로 자신이 속한 문화유산의 정체성을 느끼고 그것을 표현하는 주체이기 때문이지요."

정확히요. 청년은 과거도 알고 미래도 보는 세대잖아요. 현재를 살면서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들. 그들이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교육과 거버넌스가 변화를 일군다

이집트의 야스민 압도 씨(31)는 문화유산 원격 교육 전문가입니다. 그는 통합 문화 교육의 무게를 이렇게 말했어요.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분쟁의 씨앗을 심는 것과 같습니다."

읽으면서 울컥했어요. 문화유산은 단순히 옛것을 보존하는 게 아니라, 세대를 잇는 교육이고 대화니까요.

한국 참가자 이재훈 씨(27)는 고고학과 미술사를 전공하고 박사과정에 있으면서, 비영리단체 '아키오스코프' 대표로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유산 교육을 제공하고 있어요. 그의 제안은 더 직설적입니다.

"청년이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의 결정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버넌스가 필요합니다."

거버넌스. 쉽게 말해 의사결정 테이블에 청년도 앉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어른들이 결정하고 청년들이 따르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청년도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부산에서 무엇이 선언될까

포럼 참가자들은 창덕궁과 수원화성을 답사하고 있어요. 19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 20일 청년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전 세계 30개국의 청년 전문가 32명이 함께 만든 이 선언문에는 어떤 목소리가 담길까요? 저는 그게 정말 궁금합니다.

결론: 우리도 이 변화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문화유산 보존-활용이 청년이 주역돼야 한다는 것, 거대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어요. 하지만 사실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천적입니다.

우리가 시작할 수 있는 것들

  • 내가 사는 지역의 문화유산에 관심 갖기 — 어떻게 보존되고 활용되는지 눈여겨보기
  • 교육과 체험에 참여하거나 공유하기 — 유산을 교육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움직임 함께하기
  • 의사결정 구조에 목소리 내기 — 지역의 유산 정책 논의에 청년 관점을 제시하기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길을 찾아야 할 때, 괜찮을까 싶을 수도 있죠. 하지만 지금 전 세계의 청년들이 부산에 모여 그 길을 함께 그려내고 있어요. 우리도 그 여정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