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28일 코스피 거래는 한 가지 이상한 현상을 보였다. 개인과 외국인, 대부분의 기관투자자가 동시에 매도하는 가운데 기타법인만 순매수했다. 개인 2조 5000억원, 외국인 6조 2360억원이 팔았고, 기타법인은 10조 1030억원을 샀다. 기타법인이란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을 의미한다. 시장의 거의 모든 참가자가 팔 때 홀로 사는 세력이 등장한 것이다.
자사주 매입이 시장을 떠받치는 방식
자사주 매입의 중심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있다. SK하이닉스는 8월 20일부터 일일 7000억~1조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으며, 11월 19일까지 40조원 규모의 매입을 계획 중이다. 회사는 취득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8월 24일부터 임직원 보상 차원에서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11월 21일까지 진행한다.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수요'를 만든다. 이 수요가 없었다면 개인과 외국인의 대량 매도 속에 코스피의 낙폭은 훨씬 컸을 것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자사주 매입 전 종가인 6471.17에서 8월 28일 6788.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자사주 매입이 하방 지지 역할을 한 셈이다.
개인·외국인 동시 매도의 배경
그렇다면 왜 개인과 외국인은 동시에 팔고 있을까. 미국의 긴축 신호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참석하는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8월 28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1.79% 하락했으며, 최근 강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은 수익률이 더 높은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을 고려하고, 개인도 위험자산을 줄이고 있다. 이 추세 속에서 자사주 매입만으로는 시장의 약세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다.
지속성의 문제
앞으로의 시장 흐름을 가늠하려면 두 가지를 봐야 한다.
첫째는 자사주 매입의 지속성이다. SK하이닉스의 40조원(현재 45조원 여력 남음), 삼성전자의 15조원 규모는 상당하지만, 계획 종료가 11월이다. 그 이후 추가 자사주 매입이 없다면 하방 지지 역할이 약해질 수 있다.
둘째는 글로벌 금리 정책이다. 만약 연방준비제도가 실제로 금리를 인상한다면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자사주 매입 수요도 그 압력을 버티기 어렵다.
기술적으로는 자사주 매입이 주가 하락을 지연시키지만, 근본적인 약세 요인(금리 우려, 경기 전망)을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결론
기타법인의 자사주 매입이 코스피의 하방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현실이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가깝다. 외국인과 개인의 지속적인 매도 추세와 글로벌 금리 정책의 변화 앞에서 자사주 매입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11월 이후 추가 자사주 매입 계획 여부
- 연방준비제도 금리 정책 결정과 그에 따른 외국인 자금 흐름
- 반도체 업황 개선과 실적 회복이 시장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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