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니 뮤직 퍼블리싱과 워너 채펠 뮤직을 포함한 음악 출판사들이 앤트로픽과 그 공동 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벤저민 만을 상대로 대규모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낸 출판사들은 앤트로픽이 인공지능 모델 '클로드' 개발 과정에서 저작권을 가진 음악과 서적을 무단으로 다운로드하여 학습 데이터로 활용했으며, 이를 "노골적인 불법 복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테크크런치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 소송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접수되었으며, 소니와 워너를 비롯한 여러 음악 출판사가 원고로 참여했다.
원고 측은 앤트로픽이 토렌트, 웹 스크래핑, 불법 디지털 아카이브 등의 방식을 통해 "수천 곡에 이르는" 저작권 보호 음악을 수집한 후 클로드의 개발과 운영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장에는 서바이버의 '아이 오브 더 타이거(Eye of the Tiger)',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테일러 스위프트의 '페이퍼 링스(Paper Rings)' 등 널리 알려진 곡들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었다. 추가로 본 조비의 '리빙 온 어 프레이어(Livin' on a Prayer)',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셉템버(September)', 레너드 코언의 '할렐루야(Hallelujah)' 등의 가사가 수록된 서적과 악보도 앤트로픽이 위법적으로 입수한 자료에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고들은 '라이브러리 제네시스(Library Genesis)'와 '파이러트 라이브러리 미러(Pirate Library Mirror)' 같은 불법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앤트로픽이 저작권 보호 서적을 광범위하게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이전의 별도 소송 절차에서는 클로드 학습을 위해 700만권을 넘는 불법 복제 서적을 다운로드했다는 사실이 법원에서 인정된 바 있다. 이번 소송은 그러한 불법 다운로드 범위를 가사와 악보를 담은 서적으로까지 확대하는 형태다.
음악 출판사들은 불법으로 입수한 저작권 콘텐츠를 통해 학습한 클로드가 원곡의 가사와 거의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인공지능이 인간 작곡가와 작사가의 창작물을 대체하거나 경쟁하는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앤트로픽이 저작권 음악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면서 AI가 새로운 가사를 만들어내도록 한 결과 막대한 상업적 수익을 창출했다며 비판했다.
원고 측은 배심원 재판을 청구하였으며, 침해된 각 음악 저작물마다 최대 15만달러(약 2억원)의 법정 손해배상을 포함한 배상을 요구 중이다. 침해 대상 작품의 규모를 감안하면 배상액이 수십억달러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
앤트로픽은 이번 혐의를 부인했다. 회사 대변인은 "출판사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앤트로픽이 저작권 관련으로 겪고 있는 여러 법적 분쟁 중 하나일 뿐이다. 앞서 작가 단체가 클로드 개발 과정에서 저작권이 있는 서적이 학습에 사용되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앤트로픽은 15억달러(약 2조원)를 지급하는 합의안을 법원의 승인 하에 체결했다. 당시 법원은 저작권 자료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행위 자체는 공정 이용으로 인정했지만, 이러한 자료를 불법적인 수단으로 취득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 소송은 앤트로픽이 음악 및 출판 업계와 벌여온 저작권 분쟁의 연장선에 있다. 앞서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을 포함한 음악 출판사들도 앤트로픽이 클로드의 학습 과정에서 곡 가사를 무단으로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 요청에 가사 전문을 그대로 생성·출력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앤트로픽은 가사 생성 출력을 제한하는 보안 조치를 도입하는 한편, AI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 사용은 '공정 이용'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법적 대응을 지속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