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소송 전략의 판도가 움직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25일과 27일(현지시간) 미국 특허청에 네오레이어의 OLED 특허 2건에 대한 결정계 재심사(EPR)를 청구했다는 소식이 시사하는 바는 단순한 방어 조치를 넘어선다. 이는 미국 특허청의 정책 변화가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분쟁 대응 방식을 재구성하고 있다는 신호다.
현황: 반격의 시작, 전술의 변화
네오레이어는 2025년 7월 대만 AUO에서 매입한 특허 101건을 무기 삼아 공격을 펼치고 있다. 2025년 12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6건의 특허를 들고 첫 번째 소송을 제기했고, 2026년 6월 다시 3건의 특허로 두 번째 소송을 터뜨렸다. 침해 대상은 갤럭시S24 시리즈 같은 주력 제품이다. 삼성D가 재심사 청구한 특허 2건(8,698,712, 8,093,592)은 첫 번째 소송에 쓰인 6건 중 2건이다.
주목할 점은 삼성D가 기존의 특허심판원 무효심판(IPR·PGR) 경로를 택하지 않고, 결정계 재심사라는 '우회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원인: PTAB 기각 정책의 '구조적 변화'
미국 특허청은 지난해부터 '특허 안정성 제고'를 내세우며 특허심판원의 재량적 기각을 강화했다. 결과적으로 무효심판 개시율이 급감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정책 변화 속에서 기업들이 결정계 재심사 청구 건수를 늘리고 있다.
결정계 재심사는 특허청의 심사관이 특허의 신규성과 진보성을 재검토하는 경로다. 무효심판(PTAB)은 법정 성격이 강해 기업 간 대리인 주장과 소송이 복잡하지만, 결정계 재심사는 행정 절차이면서도 특허의 근본적 유효성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다. 무효심판 개시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대체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되는 상황이다.
전망: 특허 전략의 '이원화'
이 사건은 2026년 상반기 IT 업계 국제 특허 전쟁의 단면을 보여준다. 같은 네오레이어 특허로 ASUS, BOE까지 소송을 맞은 상황에서, 피소 기업들이 공통으로 마주한 문제는 '어느 경로로 반격할 것인가'다. 삼성D의 결정계 재심사 선택은 PTAB의 '구조적 우호성 약화'에 대한 실질적 대응이다.
이는 향후 흐름을 암시한다. 무효심판 기각이 더 어려워지면, 특허 분쟁의 승부처는 더욱 다원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허청 행정 절차(결정계 재심사), 법정 소송(연방 법원), 무효심판(PTAB)이 동시에 진행되는 '다층 전투'가 상례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OLED 디스플레이 같은 핵심 기술 분야에서 '특허의 법적 지위 자체'가 더 자주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허청의 정책 기조 변화는 기존의 강화 전략으로만 버티던 기업들에게 신규성·진보성 검증의 투명성 강화를 강제하고 있다.
결론
결정계 재심사는 PTAB 기각 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산업의 자연스러운 적응이다. 삼성D의 청구는 개별 소송이 아니라, 특허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기업 전략의 지형 변화를 드러낸다.
앞으로 OLED 기술 확보 경쟁에서 '기술 개발 속도'만큼 '법적 논거 구성'이 중요해질 수 있다. 피소 기업들은 단순 법정 대응을 넘어, 특허청 행정 절차 단계에서 특허 유효성 문제를 선제적으로 제기하는 전술 다원화가 필수가 됐다. 특허청 재심사 절차 진행 상황과 향후 PTAB 결정을 주시하는 것이 이 분야 투자자와 종사자에게 필요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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