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매출은 늘어도 비용이 더 크다
삼성 파운드리는 현재 모순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추론 시스템 '그록3 LPX' 핵심 칩 생산과 테슬라의 차세대 AI칩 'AI6' 위탁생산을 확보하면서 수익성 개선의 신호가 명확하다. 평택 4나노미터(㎚) 공정의 가동률이 100%에 근접하고, 일부 공정 가격도 최대 10~15% 인상되는 등 사업 실적 개선의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흑자 전환은 어려워 보인다. 이유는 노사합의에 따른 특별경영성과급이라는 예상 밖의 비용 폭탄이다.
원인: 구조적 임금 부담이 실적 개선을 잠식하다
문제의 핵심은 5월 노사 합의 내용에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DS) 부문에 도입한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는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되 상한을 두지 않는 구조다. 재원의 40%는 DS 부문 전체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60%는 사업부별로 나누기로 했다.
여기에 올해는 적자 사업부도 DS 부문 전체의 공통 배분분을 차등 없이 적용받는다. 비메모리 사업부 인력이 약 2만 명이고, 이 중 파운드리 직원의 비율이 65%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인력 1인당 평균 2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총 부담액은 약 4조원에 달한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결국 매출과 마진이 개선되는 와중에도 이 거대한 임금 비용이 순이익을 압박하는 역설이 발생한다.
전망: 5년 적자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
업계의 평가는 엄중하다. 증권가는 당초 올해 삼성 파운드리의 흑자 전환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4조원대 성과급이 추가되면서 사실상 흑자 전환이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이후 5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진 파운드리가 올해까지 그 고민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미다.
이 상황은 단순한 일시적 충격이 아니다. AI 반도체 수주 증가는 긍정적 신호지만, 파운드리 산업 특성상 고정비 비중이 크고 경쟁 심화로 가격 인상에 한계가 있다는 구조적 제약이 남아 있다. 성과급이라는 유동비 증가까지 겹치면서 손익 개선의 타이밍이 예상보다 늦춰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사점: 실적과 비용 구조의 불균형 주목
이 사안은 단순한 파운드리 사업부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전자 그룹 차원의 임금-실적 균형 과제를 드러낸다. DX(반도체 비메모리 사업부)는 "전사 공통재원 필요해"라고 지적한 만큼, 향후 적자 사업부 차등 지급 규정이 실제로 적용되는 내년부터 비용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AI 반도체라는 성장 기회를 목전에 두고도 임금 비용이 순이익을 잠식하는 구조가 풀려야 할 과제다. 증권가와 투자자들은 파운드리의 향후 분기별 실적과 비용 구조 개선 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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