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8월 최고의 상승 기록, 그러나 거래량의 경고음
지난달 코스닥지수는 15.91% 상승하며 1996년 출범 이후 8월 상승률로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종전 1위인 2012년 8월 8.71%을 크게 앞지른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40%에 그쳐, 코스닥의 초과수익률은 12.51%포인트에 달했다. 2020년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격차다. 화려한 상승률 뉴스가 연일 보도되는 와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급의 재편성 vs. 실질적 자금 유입의 괴리
코스닥의 급등 배경을 들어다보면 시장 구조의 변화가 보인다. 올해 코스피가 대형주 중심으로 가파르게 상승한 반면,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성장주와 중소형주로 수급이 이동한 결과다. 7월의 급락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가격이 떨어진 종목들을 찾아가는 '가격 복원' 현상이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제 이후 특정 대형주에 쏠렸던 단기자금이 분산된 점도 이번 수급 변화에 일조했다. 외국인 자금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새로운 자금이 시장에 대량 유입되는 상황과는 다르다는 뜻이다.
거래대금 급감: 강세장을 뒷받침할 체력 부족
시장의 진정한 건강도를 판단하는 지표는 거래량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8월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9,581억 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이는 5월 일평균 거래대금 15조5,700억 원의 38.3% 수준에 불과하다.
거래대금의 하락 추이를 보면:
- 5월: 15조5,700억 원 (올해 최고)
- 6월: 10조100억 원
- 7월: 6조1,200억 원
- 8월: 5조9,581억 원
통상 강한 상승장이 지속되려면 가격 상승과 함께 거래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매수 주체가 지속적으로 유입돼야 한다. 그러나 8월은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지수만 가파르게 뛴 정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이는 얇아진 호가를 타고 지수가 튀어 오른 '저유동성 반등'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9월의 신호: 이미 시작된 조정
전망의 불안감은 9월 첫 거래일에 현실화했다. 9월 1일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56% 하락한 821.25에 마감했고, 거래대금도 4조5,936억 원으로 4조 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8월 상승은 거래가 뒷받침되지 않은 만큼 순환매와 정책 기대가 호가를 밀어올린 성격이 강하다"며 "외국인 매수가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매수세가 두터워진 것은 아니어서 9월에도 같은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결론: 지수 상승과 실제 시장 체력의 괴리 주의
8월의 역대급 상승률은 반갑지만, 거래대금의 급락은 경고 신호다. 개별 투자자가 실제로 참고해야 할 점은 세 가지다.
첫째, 거래대금과 함께 보기: 지수만으로는 시장의 건강도를 판단하기 어렵다. 거래대금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승은 얇은 가격 형성을 의미한다.
둘째, 수익이 다르다는 점 인식: 시가총액이 작거나 거래량이 적은 종목은 같은 지수 상승률이라도 매도할 때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셋째, 9월 이후 흐름 관찰: 외국인과 기관의 실제 매수 지속 여부, 거래대금 회복 추이를 계속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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