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와 현실의 괴리가 선명해진 1년
이재명 정부의 첫 주택공급 대책인 9·7 공급대책이 7일로 발표 1주년을 맞았다. 당시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호(연평균 27만호)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내걸면서, 과거 인허가 중심의 관리에서 실제 착공을 핵심 지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년 경과 시점에 현실은 약속과 거리가 멀다.
올해 수도권 착공 목표는 26만8000호였으나, 7월까지의 실적은 7만8000호에 그쳐 연간 목표의 30%에 미달했다. 서울만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7월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은 약 1만9500채로, 연간 목표의 29% 수준에 머물렀다.
예년과 비교했을 때 착공 속도가 급격히 둔화된 이유
이 부진이 특히 주목할 만한 이유는 역사적 비교를 통해 드러난다. 지난 3년간 수도권의 1~7월 착공 실적은 매년 연간 물량의 45%를 웃돌았다. 2023년 51.5%, 2024년 48.6%, 2025년 45.8%가 각각 기록되었으므로, 통상적으로는 상반기에 이미 연간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하는 흐름이 일반적이었다. 올해 30%의 착공률은 과거 추이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착공 지연의 즉각적인 원인으로는 재건축·재개발 인허가 지체, 이주 및 철거 절차의 복잡성, 그리고 공사비 상승이 지목된다. 더 깊은 차원에서는 정책의 신뢰성 문제도 작용한다. 공급 확대를 약속한 대책 발표 직후, 시장에서는 오히려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온다.
공급 정책이 멈춘 사이, 집값은 계속 올랐다
이는 서울 아파트 시장의 동향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 1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17% 상승했으며, 8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급 확대를 약속한 대책이 오히려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가격 상승을 초래한 역설적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정부는 대책 발표 한 달여 뒤 10·15 대책을 추가로 발표하여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대출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상승하는 '트리플 상승'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거시적 거리감: 정책 신호와 시장 심리의 시간차
이 같은 현상은 통상적인 공급 대책의 작동 방식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공급 신호는 몇 개월의 시간차를 거쳐 시장에 반영되는데, 여기서는 착공이 지연되는 와중에도 기대심리 부족으로 인한 선제적 가격 상승이 먼저 나타났다. 이는 정책의 구체성이나 실행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낮다는 신호다.
사업 승인을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물량이 전국 111개 지구에서 20만9270호에 달한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인허가는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공급으로의 전환 단계에서 체계적인 병목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전망: 입주 가뭄과 정책 효과의 지연
단기 전망은 더욱 어두워 보인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15% 줄어든 1만6500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서울의 입주 가뭄이 3~4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공급 부족은 상당 기간 가격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발표 수치의 규모보다 그것이 얼마나 빠르게 실제 착공과 입주로 전환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책 방향이 옳다 하더라도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합리화,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 명확화, 그리고 정부와 서울시의 정치적 갈등 극복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론
9·7 공급대책 1년 성적표는 정책 발표와 시장 현실 사이의 괴리를 명확히 보여준다. 목표는 웅대하나 착공은 지연되고 있으며, 그 사이 집값은 계속 상승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 정책 효과가 실제 공급으로 현실화되려면 규제 체계의 유연화와 정책 신뢰도 회복이 필수적이다.
다음 단계: ① 자신의 지역에서 승인·미착공 물량 현황 확인 / ② 입주 예정 물량 추이를 통해 중기 시장 수급 추적 / ③ 추가 공급 대책 발표 시점과 내용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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