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프랑스는 2026년 9월 8일 파리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 기술 분야의 공동 연구개발(R&D)과 투자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는 4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방한 당시 체결한 협력의향서(LoI)를 구체화한 것으로, 양국이 미래 전략기술 분야에서 일시적 협력을 넘어 정례화된 체계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일회성 선언에서 정례 회의체로의 전환
그간 국가 간 기술 협력은 주로 정상 방문 시 체결되는 일회성 양해각서 형태였다. 이번 협력은 정례 회의 개최, 공동연구 발굴, 투자 유치 협력을 명시함으로써 구조적 변화를 선언했다. 정례화는 시장에 일관된 정책 신호를 주고, 기업과 연구기관이 장기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양국이 명실상부한 과학기술 디지털 동맹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정부 협력을 넘어 "대학과 연구기관, 혁신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공동 R&D와 인재 교류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학계·연구기관의 구체적 협력 프로젝트
정부 간 협력을 기반으로 한국과 프랑스의 주요 기관들이 MOU를 체결했다.
생명공학·AI 협력: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은 프랑스 툴루즈국립응용과학원과 생명과학·생명공학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파리 사클레 식물과학연구소와는 AI를 활용한 기후변화 대응 차세대 작물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양자컴퓨팅·신약 개발: KRIBB는 프랑스 광자 기반 양자컴퓨팅 기업 콴델라(Quandela)와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차세대 신약 개발 공동연구에 나선다. AI, 바이오, 양자 기술이 실제 산업으로 수렴하는 사례를 보여준다.
대학 간 인재 교류: KAIST, DGIST, GIST, UNIST, POSTECH으로 구성된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연합 K-STAR는 파리 사클레대학교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대학원생 인턴 파견, 청년 연구자 지원, 공동 네트워킹을 추진한다. 고등과학원도 파리 사클레 대학교와 수학, 물리 등 기초과학과 양자·AI 분야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기술 상보성이 만드는 기회
한국과 프랑스의 협력이 전략적 의미를 갖는 이유는 기술 상보성에 있다. 한국은 반도체 설계·제조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반면, 프랑스는 AI·양자 기술에서 유럽의 선도적 위치를 점한다. 양국 강점의 결합은 개별 국가 단독으로는 어려운 통합 기술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AI, 반도체, 양자는 차세대 산업과 국방, 에너지를 결정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기술 경쟁 심화 속에서 선진국 간 협력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번 정례화는 그 현실을 반영한다.
시사점과 실행 과제
선언을 실행으로 옮기려면 정부 지원의 일관성, 연구기관 간 지재권 조율, 기업의 실질적 참여, 인재 교류 프로그램의 확충이 필수다. 향후 정례 회의 일정 확정, 첫 공동 연구 과제 착수, 투자 유치 규모 공시 등이 협력의 실질화를 판단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결론
한국·프랑스 협력의 정례화는 기술 외교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준다. 정부-학계-기업이 연계된 체계적 협력 구조로의 이행이 현대적 국제 기술 협력의 방향이 되고 있다. KRIBB, K-STAR, 고등과학원 등 한국 주요 연구기관과 프랑스 명문 대학·기업 간의 직접 협력은 단순한 정책 선언을 넘어 실질적 기술 이전과 인재 양성의 기반이 마련되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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