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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흔들리는 이유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37.1원까지 내려왔다. 9월 9일 서울 외환시장 오후 3시30분 기준이다. 이는 2024년 10월 4일(1,333.7원) 이후 최저치이며, 장중 기준으로 5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주목할 점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는 상황에도 환율이 내려갔다는 것이다. 보통 유가 상승은 달러 강세를 자극하지만, 이번엔 다른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달러 매도

환율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수출 기업들의 달러 매도와 환헤지 확대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심이다. 올 상반기 한국의 경상수지는 2,401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경상흑자(1,231억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이처럼 달러 수입이 급증하면서 수출 기업들이 보유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기 시작했다.

한화오션의 경우, 환헤지 비율을 6월 말 17%에서 최근 70%대로 올렸다. 이런 움직임이 시장 전체에 파급되면서 환율이 1,200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회사 현금 보유 현황과 추가 매도 가능성

다만 추가 달러 매도의 여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6월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은 각각 44조8,000억원, 36조5,000억원에 달한다. 충분한 원화 유동성이 있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가 7월에 조달한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자금도 대부분 환전이 마무리된 상태다.

유진투자증권 차영후 연구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과 메가 프로젝트에 따른 원화 환전 수요가 연간 2,1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내년까지 원·달러 환율이 1,250~1,300원에서 하단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키움증권 김유미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 기업의 추가 달러 환전 효과가 점차 약해질 것"이라며 "4분기 환율이 1,400원대 초반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미 투자와 미국 금리가 환율 상승 압력 작용

환율 상승을 자극할 요인도 있다. 정부는 이달 중순 220억달러 규모의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과 1,2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원전 8기 건설 사업을 담은 대미 투자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으로 충당해 외환시장에 직접 충격은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 심리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중요하다. 금리가 오르면 달러 자산의 수익성이 높아져 달러 수요가 증가하고,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결론

현재 원·달러 환율은 반도체 기업의 달러 매도라는 단기 요인으로 1,300원대에 머물러 있지만, 향후 흐름은 ① 반도체 회사의 추가 환전 여력 ② 정부의 대미 투자 규모와 시장 심리 ③ 미국의 금리 경로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 수출입 기업과 투자자는 각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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