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황: 구조화투자의 규모와 체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스가 콘텐츠 제작사 SLL중앙에 1050억원 규모의 구조화 투자를 추진 중이다. 투자 방식은 전환사채(CB) 500억원과 전환우선주(CPS) 550억원 인수 형태며, 투자자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오너 일가가 BGF리테일 상장주식 등 1300억원의 담보를 제공했다. 이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투자자의 거버넌스 개입이 구조적으로 반영된 거래다.
SLL중앙은 1999년 설립한 중앙그룹의 핵심 콘텐츠 제작사다. 드라마·예능을 기획·제작·유통하며 2021년 이후 연평균 매출 약 5700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179개 자체 IP와 72개 글로벌 OTT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했다. 그럼에도 신용등급 강등(회사채 B-, 전단채 C)과 리파이낸싱 차질로 23일 만기인 공모채 350억원 상환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원인: 전통 미디어의 구조적 수익성 악화
이번 투자의 배경에는 전통 광고시장의 침체, OTT 이탈, 계열사 지원 부담 등 미디어 생태계의 광범위한 변화가 있다. 중앙그룹은 JTBC, 중앙일보, 메가박스 등 주요 계열사의 회생절차와 워크아웃을 동시에 진행 중이며, SLL중앙도 이러한 그룹 위기의 연쇄 영향권에 있었다.
큐리어스는 투자 선행조건으로 재무약정(코버넌트) 준수, 기존 채권금융기관의 만기연장, 오너 일가의 담보 제공을 명시했다. 이는 스페셜 시추에이션 전문 운용사의 핵심 전략으로, 투자자가 자금 공급자를 넘어 경영 개입과 리스크 통제를 구조 속에 내재화한다는 의미다. 프랙시스샤토홀딩스가 CPS 매각대금 550억원 전액을 인수금융 대주단에 상환하면서 정상 매각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전망: 회수 경로와 그룹 회생절차의 도미노 효과
큐리어스는 4300억원 규모의 기업재무안정 블라인드 PEF에서 1050억원을 조달했으며, M&A 등을 통한 회수로 기금 기준 내부수익률(IRR) 10% 중후반을 목표로 한다. SLL중앙이 정상 매각에 성공하면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의 회생절차 종결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투자는 큐리어스의 결성 1년 반 만의 다섯 번째 투자로, 약정금액의 67% 가량을 소진했다. 홈플러스(600억원), 한미사이언스(1300억원), 이도(3000억원), 대우산업개발(320억원) 투자에 이은 것으로, 기업재무안정 PEF의 활발한 운용을 보여준다. SLL중앙은 이번 투자에 더해 비핵심자산 매각, 매출채널 다변화, 구작 IP 유통매출 확대 등으로 실적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결론: 콘텐츠업 구조조정의 새로운 패턴
SLL중앙의 1050억원 구조화투자는 전통 미디어의 구조조정이 선택이 아닌 필연임을 보여준다. 광고시장 침체와 OTT 시장 변화라는 거시적 환경 변화 속에서, 투자자의 재무약정과 거버넌스 개입이 기업 재생의 핵심 경로가 되었다.
실무자 관점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 SLL중앙의 비핵심자산 매각 일정과 실적 개선 추이를 지켜봐야 그룹 회생 시간표를 가늠할 수 있다
- 중앙그룹 회생절차 진행 상황은 미디어 업계 구조조정의 향방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 PEF의 거버넌스 개입 방식은 향후 유사 위기 기업의 구조조정 모델로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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