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코스피는 1.5% 하락해 6,807선에서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4% 전후 내려앉으면서 지수를 눌렀다. 하지만 표면과 달리 시장 내부에선 흥미로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 상승 종목이 609개로 하락 종목 263개의 2.5배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로 상승 종목이 더 많았다.

엔비디아 호실적, 왜 한국 시장에 안 통했나

엔비디아는 호실적에 미국 시장에서 9% 가까이 올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호재가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에서 마이크론, 샌디스크 같은 메모리칩 경쟁사들이 보합 이하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분석가들은 AI 익스포저를 꼭 메모리 반도체로만 가져갈 필요가 없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엔비디아가 자체 고성능 칩을 개발하면서 메모리 의존도를 낮추고 있고, 네트워크·소프트웨어·커스텀 칩 제조사들이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제 코스닥에선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들이 20% 급등한 사례도 나왔다.

개인의 신용투자 급증·외국인의 지속 매도

외국인은 28일 현물 약 2조원 규모를 매도했다. 환율이 내려가고 엔비디아 실적이 좋아도 매도를 멈추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유동성 자체가 축소되고 있으며,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오는 9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포트폴리오를 중립화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 흐름을 메우고 있는 쪽은 개인 투자자다. 문제는 신용 투자다. 신용잔액이 27조원대에서 32조 5,000억원으로 불과 닷새 만에 5조원 이상 증가했다. 삼전닉스가 올해 150%를 넘게 올라온 상황에서, 개인이 신용으로 저가주를 매수하고 있는 것이다. 화장품업체, GS, LNF 같은 종목들이 급등한 배경이다.

하지만 이는 불안정한 수급 신호다. 연말로 갈수록 양도세 회피 매도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개인의 신용투자는 시장 하락 시 강제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잔혹한 9월'…왜 '사야 할 조정'인가

미국 주식시장의 통계를 보면 9월은 역사적으로 가장 약한 달이다. 올해는 여름 휴가철 거래량 감소, 중간선거 앞두고 투자심 위축, 그리고 잭슨홀 미팅이 겹쳐 있다. 잭슨홀 이후 통상 연중 하반기 장 흐름의 변곡점이 나타나는 만큼, 투자자들은 이미 조심스러운 포지셍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9월 조정은 '사야 할 조정'이라고 진단한다. 왜냐하면 과거 40년 통계상 중간선거 연도의 바닥은 통상 9월에 나오기 때문이다. 9월 이후 다음 12개월을 보면 상승률이 긍정적인 패턴이 반복되어 왔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장은 '지수 종목 쉼표, 종목 장세 본격화'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대한 내년도 확신이 없고, 연기금 리밸런싱 매도도 7,500원대 중후반부터 나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초대형주는 한동안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 공감대다.

대신 상반기에 개인이 몰렸던 반도체 외 종목들이 이제 상대적 수익 실현에 들어가는 반면, 상반기 약했던 비반도체 종목들이 수급 재편성 과정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개인의 5개월 상승률(150~110%)을 고려하면, 9월 이후는 연말까지 초대형주 외 종목들의 개별 선별 장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결론

28일 시장은 지수로는 약했지만 개수로는 강했다. 이는 돈의 흐름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 중이라는 신호다. 글로벌 유동성 감소와 국내 개인의 신용투자 증가는 상충하는 신호지만, 9월 조정과 그 이후를 준비하는 시장의 변화로 봐야 한다.

개인 투자자라면: 지금의 신용투자 또는 저가주 쏠림은 피하고, 9월 조정을 매수 기회로 대비할 준비를 하자. 일단 HTS를 잠시 내려두고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서 기업의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을 다시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현 시점 최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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